풍물굿의 개념과 용어

일반적으로 풍물굿이라 하면 쇠, 징, 장고, 북 등의 악기들을 사용하여 판을 구성하고, 춤을 추거나 놀이를 베푸는 총체적 연희형태를 말하는데, 관객과 잘 어우러져 신명나게 놀 수 있는 공동체적 판의 구성이 이루어질 때 그 의의를 가질 수 있다.
풍물굿의 현장용어에는 굿, 매구(매굿), 두레, 풍장, 풍물... 등의 다채로운 명칭이 있으며 이들은 각각 그 기능과 형태를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농악이나 사물놀이 같이 새로 만들어진 용어들에 의해 그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 농악

농악이라는 용어는 일제시대에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조선의 연중행사, 1931, 오청>에서 처음 언급되는데, 당시 공연예술을 담당하던 원각사의 협률사라는 단체에서 상용되기 시작한다. 이는 일제가 우리의 전통민속예술 및 신앙을 말살하기 위해 농업장려의 목적에 한해서만 풍물굿을 허용했고, 또한 농악이란 이름 하에서만 굿판을 열 수 있었기 때문에 굿하는 단체들이 농악이란 이름으로 공연신청을 한데서 일반화된다.
이러한 전통(?)은 해방 후에도 그대로 연결되어 국악정리사업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민속학계의 학술용어로 고착되었고, 국가에서 주관하는 문화행사(전국농악경연대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민속경연대회 등)에서조차 공식적인 용어로 그 위력을 발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또한 굿의 정신과 기능을 제거한, 원형론에 입각한 문화정책은 굿의 주체를 일부 기예가 뛰어난 전문가들의 것처럼 인식시키는 결과를 낳아 경연방식의 대회를 정착시켰으며, 더 나아가 민속촌 농악과 같은 상품화된 형태를 양산하게 된다.

○ 굿

모든 지방에 걸쳐 일반적으로 '굿친다'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굿의 의미는 원래 '모인다'라는 뜻이 있다. 모여서 공동체 내의 모든 일을 의논하고 풀어가며, 공동체적 염원을 집단적으로 기원하여 집단적 신명으로 승화시켜 새로운 삶의 결의를 다지는 일련의 과정을 포함하는 종합적인 개념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의미가 와전되어 자칫 무속에서의 신앙적 의식만을 가리키는 경향이 있다.

○ 사물놀이

사물놀이란 쇠(꽹과리), 징, 장고, 북 등 풍물굿의 가장 기본적인 악기로 편성되어 연주되는 음악을 일컫는다. 그런데 사물놀이란 그리 오랜 역사를 가진 것은 아니고 1978년 2월 공간사랑 소극장에서 창단한 놀이패(現 김덕수패 사물놀이)의 명칭으로, 대중적인 파급효과와 맞물려 새로운 예술갈래를 지칭하는 말로 변모되었다.
농악과 사물놀이란 용어가 기득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정확한 용어를 찾고자 하는 노력의 과정에서 나온 풍물이란 용어가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렇지만 풍물이 보통 악기만을 가리키는 경향이 있고, 현장에서 그만큼 다양하게 쓰여 온 '굿'이라는 용어보다 종합적인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불만족스러운 면도 있다. 그런데, 굿이라는 용어도 자칫 '무굿'이라는 뜻으로만 인식되어 혼동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인위적이기는 하나 여러 용어가 담고 있는 특징을 함께 살리고자 하는 의미에서 "풍물이 주가 되는 굿"이라는 개념의 '풍물굿'이라는 용어의 사용을 제안한다.

● 도움받는 자료
○ <풍물굿에서 사물놀이까지>, 김헌선, 귀인사, 1991
○ <사물놀이 이야기>, 김헌선, 풀빛, 1995
○ 서울 봉천놀이마당 민속자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