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굿에 대하여

 판제와 가름새

보통 풍물굿에는 '판제'와 '가름새'가 존재한다. 한 굿의 판제는 다른 지역의 굿과 판제가 다를 뿐만 아니라 같은 지역의 굿의 판제와도 갈라지는 부분이 명확해서 가름새라 지칭되기도 한다. 풍물굿의 온전성 여부는 판제와 가름새가 어떠한가에 따라서 판별된다. 그래서 이들이 분명하게 쓰인 경우를 보면 우선 순서가 명확하고 용례 또한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판굿의 한틀은 '겉바탕굿'과 '안바탕굿'으로 구성된다. 겉바탕굿(채굿, 호허굿)은 치배들의 역량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상쇠, 설장고, 대포수가 쉬는 반면에 안바탕굿(풍류굿에서 탈머리까지)은 주로 놀이와 상쇠의 판제력에 힘입고, 가름새에 대한 식견이 있어야 하므로 반드시 참여하여야 한다.(범례 : 좌도굿)

● 가락

"가락은 모든 예능행위의 기본으로 흥과 신명을 불러일으키는 기능을 가지며, '분박', '채', '마치', '장단', '리듬'으로도 일컫는다."

○ 가락의 특성

풍물가락의 특성은 개별이 전체화되어 하나를 이루는 것으로 사물악기와 태평소 등이 박자와 강약, 고저완급의 조립을 통해 통일된 리듬음악으로서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전체 속에서 가락은 시나위나 어산 등 상호 독립된 면이 강조되기도 하고, 함께 어우러지는 면이 강화되기도 하면서 전체적으로 통일된 맛을 낸다. 그러면서 분명 리듬임에도 불구하고 선율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가락의 또 다른 특징인데, 이것은 풍물리듬의 정서가 선율적 리듬을 가진다는 것이다.
풍물가락의 연주방법은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동북지방(강원도, 경북)에서는 느린 가락으로 시작하여 점차 빠른 가락으로 몰아가는 수법을 쓰는 반면, 서남지방(전라도)에서는 단순한 가락으로 시작하다 점점 잔가락을 넣어가면서 감정을 조였다 풀었다 함으로써 음악의 표현력이 훨씬 강하게 나타난다.

○ 가락구성의 원리

풍물가락은 그 구성이 '내고 달아 맺고 푸는'구조가 될 때 가장 짜임새 있는 소리를 낼 수 있으며, 그 원리는 맺고 푸는 데에 있다. 그리고 이러한 원리는 '안팎엮음'이라는 기제에서 보다 정확하게 반영되는데, 안팎엮음이란 암수소리의 효과를 고려한 풍물치배의 구성 뿐 아니라 풍물가락을 구성할 때도 가락 자체의 암가락과 숫가락을 엮어서 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삼채가락에서 '땅-도땅-도내-땅이다-'라고 열어주는 가락이 있으며, '조선-땅-도내-땅이다-'라고 닫아주는 가락이 있어야 하는데, 그 열고 닫아주는 것을 암수가 교대된다하여 안팎엮음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가락을 계속 치는 법이 없고, 꼭 암수교대로 변화를 주면서 친다.


● 진풀이

"진풀이는 악을 연주하면서 치배들이 상쇠의 진두지휘하에 갖은 모양을 만들어내는 매스게임적인 대형이다."

진풀이는 옛날 전쟁 때 농사꾼으로 이루어진 군대를 훈련시키는 데 쓰였던 것으로, 진을 치는 법(대형을 짜는 법)에서 생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발이나 징, 북 따위로 신호를 하고 상쇠의 지휘 아래 흐트러짐 없게 진을 쌓으면서 싸움에 임했다고 하는데, 진이란 곧 싸움의 형태였던 것이다.(군악설)
이러한 진풀이는 시대가 흐르면서 놀이화되어 오늘날의 판굿에서 보이는 다양한 진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진풀이는 함께 어울려 집단적 신명을 불러일으키거나 집단적 행동력과 단결력을 기르며, 이끄는 사람에게는 지도력을 기르게 한다.


● 풍물춤

"풍물춤이란 풍물가락에 맞추어 추는, 악기별로 특징을 가진 춤의 일종이다."

흥겨운 풍물가락을 연주하면 저절로 움직임이 생기고, 그 움직임이 춤이 되는 것이므로, 모든 풍물꾼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춤을 추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풍물춤은 풍물굿판에서 자연스럽게 신명을 돋우어 주는 역할을 한다.
전통 풍물굿에서 치배들의 움직임을 보면 그 몸짓이 아주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들 춤 중에서도 가장 보편화되어 있고 예술성을 짙게 나타내는 춤은 쇠꾼이 추는 부포놀이춤과 발림춤, 장고잽이들이 추는 설장고춤, 무동들의 긴춤과 잡색들이 추는 허튼춤 등을 들 수가 있다. 풍물춤은 노는 형태에 따라 윗놀이춤과 밑놀이춤으로 나눌 수 있는데, 윗놀이춤은 상모놀이를 위주로 한 춤이고, 밑놀이춤은 손짓과 발짓을 다양하게 움직이는 춤이다.

두레굿과 마을굿

1. 두레굿 : 농번기의 두레굿은 김매기 때 그 성격이 잘 나타나며 놀이는 '일터로 출발→일터에서→일터 이동시→일터에서 돌아올 때'의 순으로 진행된다. 그 중에서 일과 놀이가 긴밀히 결합된 예로 모방고를 들 수 있는데, 이는 논에서 일을 할 때 풍물굿과 노래를 함께 함으로써 능률을 높이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풍물굿은 또한 단오(음 5.5), 백중(음 7.15), 추석(음 8.15)에도 쓰였으며, 특히 백중에 쓰이는 풍물굿은 한 해의 농사를 마감하며 풍농을 기원하는 뜻에서 마련되는 것이기에 "두레굿 최고의 날"로 농민들에게는 최대의 축제가 된다.
2. 마을굿 : 마을굿은 농한기, 그리고 농번기에서 농한기로 넘어가는 시기에 집중된다. 대표적인 것으로 섣달 그믐날 밤부터 정월 대보름까지의 마을굿을 들 수 있는데, 이 때 행해지는 지신밟기, 줄다리기 등의 여러 가지 놀이에는 당시 농민들의 세계관이 잘 드러난다.

● 도움받는 자료
○ <풍물교실>, 풍물춤패 '깃발', 민맥, 1991
○ <풍물굿에서 사물놀이까지>, 김헌선, 귀인사,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