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당패에 대하여

남사당패는 조선 후기 서민층의 생활군단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성된 떠돌이 예능인(놀이) 집단으로 일정한 거소가 없는 독신 남자들만의 남색사회이다. 간혹 한 두 사람의 여자가 낀 적도 있었으나 이것은 남사당패 말기에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남사당패가 어떠한 경로로 결성되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나 문헌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신재효가 편찬한 판소리 여섯 마당 중 <변강쇠가>와 <박타령>에 희미하게나마 유랑 예인집단의 흔적이 남아 있어 이 시기에 남사당패가 결성된 것이 아닐까 짐작될 따름이다.
남사당패는 사당패, 걸립패 등과 혼돈되기도 하지만 이들과는 명백히 다르며, 다른 유랑 예인집단이 해체될 때까지도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패거리이다. 남사당패가 번성하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남성만의 조직으로 기동성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집단의 경쟁을 물리치고 존속된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남사당패는 1930년대까지 약 60여 개가 존속했다.) 이후 세상이 변하자 그 본질적인 성격이 변질된 것이 보인다.

● 남사당패의 구성

남사당패는 꼭두쇠를 정점으로, 그 밑에 곰뱅이쇠, 뜬쇠, 가열, 삐리, 저승패, 등짐꾼 등의 50여명이 한 패거리를 이룬다.

꼭두쇠

 곰뱅이쇠

       
뜬쇠
 

가열

삐리

상공운님(상쇠)

징수님 (징)

고장수님(장고)

북수님 (북)

회적수님(날라리, 땡각)

벅구님 (벅구)

상무동님(무동)

희덕님 (선소리꾼)

버나쇠 (대접돌리기)

얼른쇠 (요술)

살판쇠 (땅재주)

어름산이(줄타기)

덧뵈기쇠(탈놀이)

덜미쇠 (꼭두각시놀음)

꼭두쇠는 남사당패를 이끄는 우두머리에 해당한다. 곰뱅이쇠는 남사당패를 이끌면서 실제적인 놀이나 경비를 담당하는 총무 격에 해당한다. 뜬쇠는 남사당패의 놀이 부문마다 으뜸의 솜씨를 가진 선임자에 해당한다. 풍물, 버나, 살판, 어름, 덧뵈기, 덜미 등에 각기 뜬쇠가 있으며, 이들 밑으로 갖가지 기능을 가진 가열이 있고, 처음 패거리에 입장한  삐리가 있다. 특히 삐리는 뜬쇠들의 판단에 의하여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연희에 배당되어 잔심부름부터 시작하여 한 가지씩의 기예를 익혀 가열이 될 수 있는 것으로 가열이 되기 전까지 여장을 했다는 것이 특이하다. 이외에 기능을 잃은 노인인 저승패와 등짐꾼인 나귀쇠가 있었다.


● 남사당패의 특징

남사당패의 조직은 일사불란하며 엄격하게 세분되어 있어 각각 고유의 기능을 담당하면서도 조직의 냉혹함을 보여준다. 기능을 잃은 사람들은 자연 도태되도록 한 것이 그것이다. 또한 자신들만의 특수집단이기 때문에 그들만의 고유명칭(이를 '변' 또는 '결말'이라 한다.)을 부여한 것도 인상적이라 하겠다.
꼭두쇠는 패거리의 중의에 의해서 선출된다. 꼭두쇠가 노쇠하여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되거나 식구(패거리)들의 신임을 잃게 되면 바꾸게 되는데, 그 자격은 뜬쇠 중에서 가장 많은 수의 추대를 받은 사람이며 일정한 임기는 없었던 것으로 전한다. 일단 선출된 꼭두쇠의 권한은 절대적인 것이어서 일상 단체 생활 뿐만 아니라 새로 식구를 맞아들이고 쫓아내는 등의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우연의 일치였는지는 모르나 '상쇠'나 '덜미쇠'가 꼭두쇠로 추대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식구 중 규율을 어기거나 꼭두쇠가 보아 마땅치 않다고 여겨진 자가 있을 때 그 징벌의 방법은 볼기를 치는 것이었는데 그 매는 벅구잽이가 치는 것이 통례였으며, 징벌의 다른 방법으로는 끼니를 굶기는 예도 있었다고 한다. 패거리의 규율이 명문화된 것은 아니었으나 어느 패거리에서나 똑같이 엄격했던 것은 무단히 도망하는 자에 대한 벌이었다. 그 밖의 규율은 꼭두쇠 전권에 맡겨지는 것이지만 식구간에 물건을 훔치지 말 것, 패거리 안의 이야기를 밖에 내지 말 것 등은 꼭 지켜야 하는 것이었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이들이 숫동모(男)와 암동모(女)라는 이름으로 남색조직을 이루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예외도 있었지만 숫동모는 가열 이상이며 암동모는 삐리들이 감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남사당 패거리 사이에는 이 삐리의 쟁탈전이 치열한 것이었는데, 자기 몫의 암동모를 갖기 위한 방편도 되겠지만 반반한 삐리가 많은 패거리가 일반적으로 인기도 좋은 것이어서 더욱 중요시되었다 한다.

그들이 놀이판을 벌이는 데는 일정한 보수가 없었으며, 숙식을 제공받아 하룻밤을 놀고 다음날 마을을 떠날 때 마을 사람들이 자진해서 주는(으레 다소간 얼마간의 노자를 주는 것이 인사였다.) 노자가 수입이 되는 것이었는데, 이 밖에도 보조적인 생계수단으로 머슴이나 한량들에게 자기 몫의 암동모를 허우채(解衣債)를 받고 빌려줌으로써 작전(作錢)의 수단으로 삼았다고도 한다.
남사당패의 연희 대상 지역은 대개 농어촌의 마을이었기 때문에 그 활동시기는 모심는 계절부터 추수가 끝나는 늦은 가을까지가 전성기로 볼 수 있다. 이들에게 겨울은 최악의 계절로 이 동안 개인기가 없는 가열과 삐리들에게 기예를 가르치기도 했지만 모아 놓은 식량이 떨어질 경우 뿔뿔이 흩어져 걸식을 하다가 다음 해 봄에 다시 모이기도 했다.


● 남사당패의 놀이

남사당패의 놀이판 형식은 마당굿으로 표현한다. 이 마당굿 역시 그 놀이가 잘되고 못 되기는 일차적으로 연희자에게 돌려지는 것이지만, 엄격히 노는 자와 보는 자가 한덩어리가 되는 것이 마당굿이고 보면 어느 한쪽에만이 감당한 문제는 아닌 것이다. 어느 마을에나 사물이 있고 풍물잽이도 있겠지만 당시의 유일한 민중놀이집단인 남사당패를 맞아들임으로써 하룻밤이지만 '상놈들만의 놀이판'을 펼 수 있었고, 또 그 놀이판을 통해서 서로의 의지를 하나로 승화시키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서민들로부터는 환영을 받았지만 양반들로부터는 심한 혐시와 수모의 대상이었던 그들은 함부로 어느 마을이나 출입할 수 없었다. 두레가 있는 시기에는 반드시 그 마을에 두레기가 들판에 나부낀다. 그러면 지나던 남사당패는 그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갯마루 같은데서 그들의 영기(令旗)를 흔들면서 신명지게 풍물을 울리고 '동니'를 받는 등 온갖 재주를 보여준다. 이것을 본 마을 사람들이 패거리를 끌어들일 의사가 결정되면(물론 지주들의 사전 양해가 있어야 한다.) 두레기를 흔들어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낸다.
두레가 없을 때는 마을에서 제일 잘 보이는 언덕배기에서 온갖 재주를 보여주며, 한편으로는 곰뱅이쇠가 마을로 들어가 그 마을의 최고 권력자(양반)나 이장 등에게 자기들의 놀이를 보아줄 것을 간청한다. 만약 허락이 나면 "곰뱅이(許可)텄다."고 하면서 의기양양하게 '길군악'(단악가락이라고도 함)을 울리며 마을로 들어간다. 대개의 경우 열에 일곱은 곰뱅이가 트지 않았다고 한다.

저녁밥을 먹고 어두워진 다음, 놀이판으로 잡은 넓은 마당에 횃불을 올린다.(겨울에는 장작불) 단악가락을 울리며 풍물잽이들이 마을의 골목을 돌면 동네 사람들은 그 뒤를 따라 큰 행렬을 이루어 길놀이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한편 놀이판에는 사전에 줄타기의 줄이 매여지고 꼭두각시놀음의 포장막과 버나, 살판, 덧뵈기 등을 연희할 마당 한가운데에 멍석이 대여섯장 깔린다. 여기서 벌어지는 남사당놀이의 여섯 종목은 다음과 같다.

○ 풍물

남사당패의 가장 중요한 놀이종목은 가장 많은 인원이 소요되고 흥겨움을 자아내는 풍물놀이이다. 풍물놀이는 남사당패가 노는 놀이의 밑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는 풍물놀이의 가락이 기본바탕이 되어서 나머지 놀이도 모두 놀아지기 때문이다. 쩍쩍이, 칠채 등 웃다리(충청, 경기지방)가락을 바탕으로 하는 풍물놀이는 거칠고 힘이 있으며, 짜임새 있는 진풀이와 무동(새미), 채상(열두발상모) 등 체기(體技)와 묘기를 가미하여 연희적 요소를 더하고 있다.

○ 버나

남사당패의 놀이종목으로 두 번째 꼽는 것은 버나이다. 버나는 체바퀴와 대접, 대야 등을 앵두나무 막대기로 돌리는 묘기를 말하는데, 그 어원은 확실치 않다. 예전에는 이 버나놀이판에 얼른(요술)이 같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버나잽이와 소리꾼인 매호씨(어릿광대)가 재담과 소리를 주고받아 극적 구성이 짙게 나타난다.

○ 살판

살판은 땅재주로서, "잘하면 살 판이요 못하면 죽을 판"이라는 뜻에서 이렇게 불려졌다고 한다. 본시는 대광대패나 솟대쟁이패의 주된 놀이 중의 하나였는데 이것이 남사당놀이에서도 보이고 있다. 그 연희자는 역시 대광대패나 솟대쟁이패에서 충용되었다 하는데 오늘날의 텀블링을 연상하면 된다. 재담을 주고받으며 잽이의 장단에 맞춰 정해진 차례대로 곤두질을 치는 것으로 체기와 재담이 반반으로 나타나는 것은 버나의 경우와 같다.

○ 어름

얼음 위를 걷는 것처럼 아슬하다 해서 불려진 이름으로 초청에 의하여 관기나 양반집에 불려다닌 '광대줄'과는 달리 일정한 보수 없이 서민을 대상으로 연희되었기 때문에 역시 민중 취향으로 짜여져 있음이 특징이라 하겠다. 어름산이(줄꾼)과 매호씨가 재담을 주고받으며, 줄 위에서 가창하고, 잽이의 장단에 맞춰 진행되는 것으로 이는 버나, 살판의 경우와 같다.

○ 덧뵈기

덧뵈기는 남사당패의 은어로 '덧(곱)본다'는 것으로 탈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즉 탈을 쓰고 '덧보는'데서 말미암은 용어인 것 같다. 덧뵈기는 다른 탈놀음과 달리 지역적 토착성이 없는 대신에 유랑성이 가미된 지역의 혼합성이 두드러지고, 그때그때 지역민의 갈구와 흥취에 영합하였다. 춤보다는 재담과 동작 부분이 우세한 사회적 풍자극으로 다분히 양반과 상놈의 갈등을 상놈의 편에서 의식적인 저항의 형태로 나타내고 있다. 덧뵈기는 마당씻이, 옴탈잡이, 샌님잡이, 먹중잡이 등 4마당으로 짜여져 있다.

○ 덜미

남사당놀이의 마지막 순서이며 우리 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민속인형극 꼭두각시놀음을 남사당패 연희자들은 덜미라 부르고 있는데, 이 용어는 '목덜미'를 쥐고 노는 인형놀이 또는 '뒷덜미'를 잡혀서 노는 인형놀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달리 꼭두각시놀음 또는 인형극이라는 명칭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덜미는 40여 개의 인형과 10여 개의 소도구에 의하여 각기 독립 연관된 2마당 7거리를 노는 것으로 저녁 7시경부터 다음날 새벽 3-4시까지 7-8시간이 소요되는데, 신축성이 부여된 것으로 보인다. 2마당 7거리는 다음과 같다.

        제1마당 : 박첨지 마당
                   - 박첨지 유람 거리, 피조리(처녀) 거리, 꼭두각시 거리, 이시미 거리
        제2마당 : 평안감사 마당
                   - 매사냥 거리, 상여 거리, 절 짓고 허는 거리
 

● 남사당패의 은어

가족관계 및 인물

노인,할아버지 : 감냉이
할머니 : 구망(허리벅)
아버지 : 붓자(父子)
어머니 : 머녀
형 : 웃마디
동생 : 아랫마디
신랑,남편 : 방서
신부,마누라 : 해주
작은 마누라 : 작은 해주
남자,총각 : 남자동
여자,처녀 : 처녀동
어린아이 : 자동
홀애비 : 애비홀
영감 : 감영, 과부 : 부과

신체부위

머리: 글빡.구리대
눈 : 저울
코 : 홍대
입 : 서삼집
이빨: 서삼틀
배 : 서삼통
젖 : 육통
손 : 육갑
발(버선,신발) : 디딤
항문 : 구멍똥
남자의 성기 : 작숭이
여자의성기 : 뽁,엿

음식(식물,동물)

음식 : 서금
밥 : 서삼
떡 : 시럭
고기 : 사지
소고기: 울자사지
돼지고기 : 냉갈이사지
국수 : 수국
불고기백반 : 사지서삼
술 : 탈이, 이탈
담배 : 배담
쌀 : 미새
벼 : 까리
보리 : 퉁이
닭 : 춘이
달걀 : 춘이알
개 : 서귀

주거 / 의복

집 : 두럭
방 : 지단
이불 : 덮정
옷 : 버삼
두루마기:웃버삼

악기

징 : 왱이
북,장구 : 타귀
꽹가리 : 구리갱

기타용어

무당 : 지미
큰무당 : 큰지미
작은무당(선무당):더러니
단골무당:골단
남자무당:쑤백이
굿 : 어정
선굿 : 큰어정
앉은굿:앉은 구명
점(占) : 꾸리뭇
점쟁이 : 꾸리뭇쟁이
수영아버지 : 영수버자
수영어머니 : 영수머냐
수양아들,딸 : 속새
대감 : 감대
신당(神堂): 당신
푸닥거리 : 닥구리
살풀이 : 풀이살
판수(장님) : 사봉
보살 : 살보
춤 : 발림
놀음꾼 : 옴돌쟁이,옴놀꾼
눈치꾼 : 치눈쟁이
미운놈,나쁜놈 : 거실한놈
바보 : 여디
손님 : 임소
접대부 : 탈이(술)파는자동
필요없는사람 : 구정살
비국악인 : 비개비(개비)
형사,경찰 : 바리
도둑 : 적도
소리꾼 : 패기꾼
악사(잽이) : 면사
환자 : 드러병
일본사람 : 왜짜
주인 : 연주
벙어리 : 어리병
병신 : 신병
중 : 몽구리
고기장수 : 사지장수,무야
머슴 : 섬사
대대로 내려오는 양반 : 대철지
양반 : 철지
도깨비 : 개비도
광대 : 대광
부자 : 자부
기생 : 생짜,째생
안경 : 저울집
예쁘다 : 삐입하다
월경 : 도경
방구 : 구방
온다 : 실린다
가짜,거짓말 : 석부
가짜돈 : 석부이돌
돈내다 : 이돌내다
사랑하다좋아하다 : 지순다
죽여라 : 귀사시켜라
도둑질 : 적도질
매 : 타구리
화낸다 : 절낸다
꾸지람하다 : 남소하다
잠자다 : 굽힌다
도망가다 : 망도질하다
이리온다 : 이리실린다
변소 : 구성간
아편 : 꼬챙이,소낭
전라도 : 라도절
인삿말 : 살인
작두 : 두작
무가 : 어정
죽음 : 귀사,사귀
귀신 : 신귀
부적 : 적부
넋 : 진오귀
군웅굿 : 능구굿
창부(倡夫) : 붓창
재수굿 : 수재굿
사주(四柱) : 주사
말(言) : 서삼질
나쁘다,보기싫다 : 거실리다
나쁜놈 : 거실린놈
환갑 : 갑환
성교하다,먹는다 : 챈다
먹어라 : 채라
똥 : 구성
요강 : 강요
간다,나들이하다 : 출한다
소리 : 패기
목소리 : 설주
웃는다 : 삐갯네
운다 : 앵도따이
잠 : 시금

수효

1 : 제푼(개)
2 : 장원(개)
3 : 우슨(개)
4 : 죽은(개)
5 : 조은(개)
6 : 업슨(개)
7 : 결연
8 : 얼른
9 : 먹은(개)
10 :맛땅


● 도움받는 자료
○ <사물놀이 이야기>, 김헌선, 풀빛, 1995
○ <남사당패 연구>, 심우성, 동화출판사, 1978
○ <풍물굿에서 사물놀이까지>, 김헌선, 귀인사,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