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가

 

단가(벗님가)     

 

어화, 세상 벗님네들, 백년 영화가 그 아닌가. 북망산 묻힌 벗님 영화 마다고 묻혔든가. 인생의 희노애락 일장춘몽이 그 아닌가. 서산의 해는 지고, 남산의 산새들은 집을 찾어 날아드니 황혼일시 분명허고, 부귀영화가 그 얼만고. 이산 저산 들어가서 칡뿌리로 요기하고, 반 짐 나무를 걸머졌구나. 우중충충 내려오니, 왕후장상이 부럽잖고, 세상 풍진이 남이로구나. 이렁성 저렁성 지내여 보세.

 

열사가

아니리: 이조 말년 어지러워 왜적이 침입허니 간신이 득세로다. 보호조약 억제터니, 억울한 일한합병 뉘 아니 분개허며, 매국적 부귀탐욕 일시영화 꿈을 꾸니, 조국을 어찌 돌아보랴. 반만년 우리 역사 일조에 무너지고, 삼천리 분한 설음 3월 1일 폭발되니, 피 끓는 독립투사 도처마다 일어나서 의를 세워 분투 헐 제, 유관순은 누구든고? 십육세 어린 처녀, 근본부터 이를진대.

 

출생과 성장     

중모리: 충남 천안 삼거리에 수양청청 능수버들 우리나라 유명터니, 지기상합 다시 푸러 구목천 지령리 평화로운 유씨 가문에 관순 처녀 태어나니, 일대명전 순국 처녀 도움 없이 삼겼으랴. 계룡산 세장헌 기운 지령리에 어려 있고, 금강수 흐르난 물은 낙화암을 돌고도니, 삼천 궁녀 후인인지 귀인자태 아름답고, 월궁 항아 환생 헌지, 뚜렷한 그 얼골 의열지심이 굳고 굳어 양미간의 어렸드라. 유시부터 출중허여 범사가 다른지라. 부모님께 효도허고, 동기간 화목허기, 예의 염치 기거 좌립 뉘라 아니 칭찬허며, 유다른 그 인정은 사랑홉고 따뜻하여 사람마다 정복되고, 정대헌 그 마음은 신의가 분명허니, 일세 영양이 그 아닌가.

 

부친소개, 이화학당 입학      

아니리: 부모의 유전인지 모도 다 현숙허되, 유독히 관순이는 이렇듯 곱게 자러날제, 그 부친 중권 씨는 천성이 청검허사

자진모리: 부귀공명 원치 않고 밭 갈고 글을 읽어 가는 세월 소견허니 관후헌 그 예모는 군자의 덕행이요, 그 아내 이씨 부인 만사가 민첩허고, 여공 재질이 능란허니, 뉘가 아니 경대허리. 자녀간 사남매를 금옥같이 기를 제, 음력 삼월 보름날은 관순 처녀 생일이라. 자녀들을 옆에 앉혀 좋은 음식을 먹이다, 별안간 그 부친은 한숨을 길게 쉬며, 나라 없는 장탄수심 두 눈에 눈물이 빙빙 돌아 이슬같이 어리시니, 영특헌 관순이가 부친 뜻을 모르리오? 만단으로 위로허고, 그 날부터 어린 마음 애국 정열 굳고 굳어 가슴속에 묻힌지라. 세월은 흘러가고, 관순은 장성허야 소학과를 마친후, 서울로 올라가서 이화학당 입학이 되니, 이곳은 번화지라, 세계 여론이며 유언비어가 떠돌고, 매국헌 무리들은 왜정의 세력으로 더욱 의기양양허니, 뜻 있는 지사들은 장탄일성 끝에 해외 망명 연속허고, 삼천리 이 강산은 혼몽 중에 잠겼으니, 창연한 국가사가 한심헐 뿐이로다.  

   

경복궁에서 탄식     

아니리: 관순은 더욱 더 슬퍼허다, 하루는 공일을 당하여, 궁궐이나 한 번 구경헐 차로 경복궁을 찾어 들어가니,

진양조: 궁실은 풍우누습허고, 만조백관 조회석은 붕퇴, 낙엽이 되어 있어 하소연을 허는 듯이, 쓸쓸한 찬 바람만 머리 끝을 스쳐간다. 후원 연못 석교상으로 외로이 빗겨 서서 심회를 끌어낼 제, 창창헌 만리건곤 호호망망 멀어 있고, 애달플사 이강산은 청춘 남녀를 부르건만, 힘이 없는 우리민족 호소헐 곳 바이없어. 아무리 슬피 운들, 주인 없는 이 강산으 나라 잃은 백성이라, 군신유의 중한 법은 오륜 중에 으뜸이라 예 성현이 일렀으니, 내가 비록 여잘망정 배달 전통이 그 아닌가. 천창만검 살기중으진을 둘러 싸우기는 장부같이 못 헐망정, 내 한 목숨이 끊어져도 국민 의무를 지키는 건 어찌 남녀가 다를소냐. 울울헌 이 내 심사 하느님께 맹세허고, 천참만륙 될지라도 한번 먹은 이 내 심사는 변헐 리가 없으리라.

   

일동일정     

아니리: 이렇듯 자탄허니, 하염없는 눈물은 앞섶을 다 적시고, 애국심에 타는 가슴 흥면수참 되는구나. 학당으로 돌아와 일구월심 깊은 한이 우리는 임금과 나라를 잃었으니, 장차 큰 뜻을 이루자면 많은 연구와 배우는 데 있다 하고, 일동일정이 꼭 이렇든 것이었다.

중모리: 천성이 본래 성실허여 만사를 달통허고, 뛰어난 그 총명은 하나를 가르키면 열 일을 깨우치고, 일호차착이 없는지라. 이화학당 새 봄빛은 꽃다운 우리 처녀 동방 예의가 분명허고, 언중유순 그 재덕은 여러 선생의 칭찬이요, 자비한 그 인정은 동무들께 감탄이라. 휴가일에는 빨래허기, 사이사이 자습이요. 기숙사 안안팟을 남의 손 댈새 없이 거울같이 소쇄허니, 일행처사 남과 달리 정결허고 깨끗허구나. 위생의 중헌 책임 건강에 관념이요, 이 강산 이 땅 우에 부족한 우리 위생 관순은 미리 알고, 여유 시간 소쇄험을 의무라고 생각헌다.  

 

고종황제 붕어     

아니리:  그 때에 관순의 나이 십육세요, 고등과 일학년 삼학기 때라. 무도헌 왜정책은 날이 갈수록 억압이 점점 심해지고, 합병한 지는 어느듯 십년이요, 세계일강 자긍허니, 간인배 아첨허여 무지 비참 쉴 새 없이 나날이 일어날 제.

중모리: 그때에 고종황제께서는 오백년 사직을 잃고 분함이 충천허되, 강약이 부득하여 갖은 치욕 십년간에 외로운 덕수궁에서 세월을 보내실 제, 우리나라 간신들은 왜놈의 세력에 더욱 아첨하여, 공훈이 점점 올라가고, 이완용 송병준 부귀 더욱 혁혁허되, 다만 심중의 숨은 근심 고종황제 생존하심이라. 기회를 자주 엿보더니마는, 슬프다, 고종황제 우연득병이 웬 일인가. 이완용 가장 충성이 있는 체, 좌우를 물린 후어 감주를 손수 올려 황제 잡수시니, 그 가운데 무슨 수작이 있는지라. 홀연환후 위중허여 눕고 일지 못 허시더니 영결종천 붕허신다. 삼천리 이 강산의 군부 상사 슬픈 설음 원한이 가득허고, 팔도 각군 면면 촌촌 국상이 발표되니, 곡반 참배소의 백관 예행 예절이 분분. 인상을 위문차로 구름같이 모여들 제, 전조 제신들은 대한문 너룬거리 꺼적자리에 베옷 입고 복지통곡허는 말이, "원통하오. 상감마마, 원통하오." 애끓는 슬픈 울음 원한이 함께 뭉쳤드라

 

3.1만세 운동    

자진모리: 만호 장안 백성들은 분기가 만면허고, 혈기 방장 청년 학동 주먹이 불끈불끈 어깨가 소끗고끗, 그저 장안이 수근수근 이것이 웬 일이냐? 황제께서 붕허심은 아무리 생각해도 간신놈의 작희로다. 이놈들을 죽여야지! 가가호호 거리거리 공론 분분허고, 각처 학당교실에선 무슨 비밀이 왔다갔다. 무거운 침묵 속에 민족자결을 응하여, 독립운동 시위 해렬 전국적으로 일어날 적, 손병희씨 선두로서 삼십삼인 수반들은 차서를 분별하여, 태극기 선언서를 만단같이 준비하여, 3월1일 열두시에 거사허자는 약속이라. 각교 학생 중에는 연희전문 김원배 씨 여러분이 수반이 되니, 십육세 관순이는 때가 왔다 생각허고, 태극기 준비하여 밤을 새워 기다릴 제. 때는 벌써 2월 그믐, 밤은 점점 깊었는디, 각처 수반 의인들은 단잠을 못 이루고 명일 거사 준비헐 제, 어느새 동방이 희번, 원산이 쭝긋쭝긋, 동령에 해가 뜨니, 3월 1일이 오늘이라, 탑동공원 앞으로 구름같이 모아들어 약속 시간을 기다릴 제, 어느새 열두시 정각을 땅땅, 선언문이 끝이 나자, 수천 명 군중들 품에 든 태극기를 일제히 번뜻. "대한독립만세! 만세! 만세!"장안이 으근으근, 북악산이 우루루루루루루, 남산이 뒤꿇고, 삼각산이 떠나갈 듯, 의분기창 청년 학도 솟을 듯기 나아갈 제, 어디서 총소리 쾅 칼날이 번뜻. 쓰러지는 우리 동포 죽어가면서도 "독립만세!" 산지사방 만세 소리는 연속허여 일어나고, 포악한 일본 헌병 거리거리 길을 막고 함부로 난타허여, 총을 쏘고, 칼로 쳐서 선머리터럭 쓰러져도, 그저 물밀 듯이 주먹 쥐고 우루루루루루루루, 우루루루루루 달려들어 왜놈들을 냅더쳐서 꺼꾸러칠 적, 좌우에서 총소리 쾅 쾅. 슬프다, 우리 민족. 당당한 의무연만 강약의 부동으로 총칼으 맞어 죽고, 여러 수반 의인들은 붙들리어 가는구나.

 

거사준비     

아니리: 그 때여 관순이도 기운차게 독립만세를 부르며, 같이 행렬허다 이 광경을 보고 분험을 참지 못허여, 충남을 선동코저 이를 갈며 내려올 제,

중모리: 날 즉시 길을 떠나, 구 목천 지령리 지체 없이 내려와 부모님께 아뢴 후으, 근동 사람 모도 모아 선언서를 발표헌후, "독립운동 시위 행렬 서울을 위시허여 각처에 봉기허니, 우리도 이 때를 타 앞을 서서 나갑시다!" 모인 중 조인환이 주먹 쥐고 일어나고, 천안읍 김구응을 찾으니, 이 또한 동지로다 앞을 다퉈 일어나고, 관순은 각처를 연락헐 제, 여러 학교를 충동허고, 청주 진천 유림대표 모도 찾어 약속헌 후, 면면 촌촌 가가호호 일일이 방문허여, 부인들을 충동허느라 곤헌 줄도 모르고 주야배도 허는구나.  

 

거사전야     

아니리: 이러한 결과로 여러 동지 규합허여 서울서는 이미 양력 3월 1일에 행렬허였으니, 여기서는 음력 3월 1일로 정하고, 2월 구믐밤에 매봉산에 불을 놓아 안의장터로 모이자는 군호를 허여, 열두시 정각에 행렬허자는 약속을 단단히 허였것다. 어느듯 2월 그믐이 되니, 관순이 밤 되기를 기다려, 짚으로 홰를 만들어 들고 매봉산에 올라가니, 무인 공산에 밤이 깊어 천지는 고요히 잠이 들고, 원촌에 개소리만 가끔가끔 들려온다. 외롭고 울울한 그 심사.

진양조: 적적히 홀로 앉어, 내일 일을 생각허며 하느님전으 축원을 헌다. 천지지신 일월성신 굽어 살펴주옵소서, 반만년 우리 역사 일조일석에 무너지고, 갖인 치욕 십년 간으 호소헐 곳 바이없어 명일 거사허옵나니, 하감허여 주옵소서, 이렇듯 울고 빌며 탄식을 헐 제, 밤은 적적삼경이 되어, 밤 새 소리는 북 북, 서편 하늘에 별빛만 기울어진디. 하늘이 대답 없고, 땅이 또한 말 없으니, 일촌 간장 애가 타는 어린 처녀뿐이로다.

 

아우내장터 만세운동     

아니리: 이렇듯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빌며 탄식허다, 불 놓아 군호헌 연후 집으로 돌아와 잠 한 숨 못 이루고 밤을 새워 준비할 제.

자진모리: 날이 차차 밝아오니, 음력 3월 첫날이라. 안의장 네거리에 십육세 어린 처녀 무엇을 옆에 끼고. 이리저리 갔다왔다. 수천 명 군중들, 연속허여 모여들고, 한 편 길 어구에서 태극기, 선언서를 조용조용히 나눠줄 제, 어느듯 오정이라. 관순이 높이 서서 선언서를 낭독한다. 선언문이 끝이 나자, 수천 명 군중들 태극기 높이 들며, "대한독립만세! 만세! 만세!"천지가 뒤넘는 듯, 강산이 뒤끓어서 매봉산이 떠나갈 듯, 수천 명 군중들은 시위 행렬 전진헐 제, 왜놈들 총소리 '꽝'. 김구응이 꺼꾸러지니 군중은 더욱이 열이 북받쳐, "네 이 무도헌 왜놈들아! 총은 너희가 왜 쏘느냐? 저놈들을 죽여라!" 우루루루루루 달려들어 파견소 문짝을 후닥딱! 지끈지끈 때려부시니, 왜놈들이 겁을 내어 담 넘어 도망헐 제, 어디서 자동차 소리 우루루루루루루루루. 천안 헌병 본부에서 응원대 쫓아 들어오며, 총소리 '꽝 꽝 꽝'. 조인환이 쓰러지고, 유중권 내외가 꺼꾸러지니, 관순이 눈이 캄캄허여, 우루루루루 달려들다 칼이 번뜻, 관순이 맞어 쓰러지는구나. 무도헌 일헌병은 연속하여 총을 쏘니, 죽엄이 여기저기 수라장이 되는구나.

 

부모님 절명     

아니리: 그 때에 관순이는 칼을 맞고 쓰러졌다 간신히 정신차려 살펴보니, 몸은 팔만 좀 다쳤으나, 다시 좌우를 둘러보니 동지의 죽엄이 삼대 쓸리듯 허고, 부모 양친이 절명되시어 피를 흘려 누웠구나. 관순이 설음이 북바치어 실성발광 미치는디,

자진모리: "허허, 이게 웬 일인가? 야, 이 몹쓸 왜놈들아! 우리 민족 빈 손으로 독립허자 허였거늘, 그것이 무슨 죄라 총을 쏘고, 칼로 쳐서 이 모냥 이 웬일이냐? 떴다 절컥 꺼꾸러져 가심을 쾅쾅 치고, 머리도 직끈 부딛치며 우루루루 달려들어 부모님의 시체를 안고, "아이고, 아버지! 아이고, 어머니! 천추 원한 품으시고 영결종천허셨으니, 어느 때 다시 보며, 장엄한 이 죽음은 국인 의무가 당연허나, 철천지 맺힌 한을 어느 때나 풀으리까, 에이, 몹쓸 왜놈들아! 포악무도가 장구허랴? 나도 마저 죽여라!" 우루루루루루 달려들다 헌병의 발길에 채여 다시 꺼꾸러지는구나.  

 

일본형에 잡혀감     

아니리: 어느새 일헌병은 백여 명 동지와 관순을 결박허여 수갑을 절컥절컥 채워노니, 관순이 옮도 뛰도 못허고, 강약이 부득으로,

중모리: 붙들리어 가는구나. 포승은 앞뒤로 얽혀 있고, 손에는 수갑이라, 흐트러진 머리채는 두 귀 밑에 느러지고, 비같이 흐르는 눈물 옷깃에 모도 사모찬다. 안의장터 사람들은 모도 나와 울음을 울고, 여러 동지 부모양친 고요히 잠이 들어 아무런 줄을 모르는구나. 관순이 더욱 망극허여, "아이고, 아버지! 아이고, 어머니! 불효여식 관순이는 자결을 허지 못허고, 사세부득 끌려가오니 죄를 용서허옵소서." 애끓어 슬피 우니, 흐르는 눈물 피가 되고, 한숨은 모아 청풍이라. 청산도 느끼난 듯, 백여 명 동지들은 칼 맞어 팔 못 쓰고, 총 맞인 다리를 전동전동거리고 끌려갈 적, 천안읍을 당도허니, 이곳은 헌병 본부로다. 위엄이 늠름, 살기가 등등허여, 호령이 추상같은지라, 관순은 가소롭다 노려보고 태연허게 들어간다.  

 

헌병대장에 항변     

아니리: 여러 가지 형벌을 형언할 수도 없으려니와, 헌병대장 관순을 불러 가슴에 총을 대고 "네 이년! 조고만한 년으로 이런 범람헌 일을 했을 리가 없어 반드시 지도자가 있을 테니, 바른대로 말허여라!" 관순이 헌병대장을 흘겨보며,"미친 도적놈들! 나라를 위하는 뜻이 어찌 노소가 있으랴? 지도자는 내가 기니, 다른 사람들은 다 내어보내라!" "이런 무엄헌 년, 무엇이 어쩌? 바른대로 대지 않으면, 당장 쏘아 죽일 것이다. 죽어도 좋소까?" "그것은 너희놈들의 마음이니 너희 마음대로 허려니와, 너희도 또한 사람이라, 너희가 너희 나를 위허는 뜻이나, 우리가 우리 나라를 위하여 충직 의무를 다허는 것이 인신지분의에 당연커늘, 어찌 그런 죽고사는 구차헌 말을 묻는고?" "무엇이 어쩌? 이런 당돌한 년! 그래, 네가 지도자라?" "그렇다!" "네까짓 게 지도자여, 이년아?" 관순이 분에 받쳐,

중모리: "이놈아! 네 나를 어찌 보느냐? 내 나이 십육세라, 오천년 배달민족 우리 대한 처녀여든, 죽는 것을 두려허여 개같은 네놈 앞에 살기를 구헐쏘냐? 총으로 쏘든, 칼로 치든 양단간 네 뜻대로, 아나, 이놈아 썩 죽여라! 나 죽은 혼이라도 너의 나라 혼비중천사가 되어 떠다니며, 사천만 네놈들을 모도 다 몰사시켜 원수를 갚으리라." 앞니를 으드득, 두 주먹 벌벌 떨며, "선동 선도자는 내가 기니. 무죄헌 사람들을 모도 다 돌려보내고, 어서 급히 날 죽여라!"  

 

옥중오빠 상봉      

아니리: 헌병대장 어이없어 껄껄 웃고 허는 말이 "네 진실로 그렇다면 어디 태극기를 좀 그려보아라" 관순이 선뜻 붓을 들어 태극기 얼른 그려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쳐노니, 그 때에 감금당한 백여 명 동지들이 이 소리를 듣고 같이 합창으로 독립만세를 외쳤것다. 헌병대장 크게 놀라, 서류를 대강 작성허여 공주 검사국으로 넘기니, 그 때여 관순은 검사국으로 들어갈 제, 그 때여 오빠되는 관옥이 또한 학생독립운동자로 붙들리어 묶여 왔다 남매가 만나게 되었구나. 관순이 오빠를 바라보고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돌아가신 부모님의 설음과 골수에 맺혔다가, 오빠를 보게되니, 윤기에 북바친 설음이 터져 나오는디.

중모리: 섰든 저리에 퍼썩 주저앉더니, "아이고, 원통허여라! 아이고, 분하여! 나라 없는 외로운 몸이 부모까지 영별허고, 형제는 각기 감금되니, 어린 동생들을 어쩔끄나. 아이고, 어쩌리!" 복통단장성으로 울음을 울 제, 그 때에 관옥이는 아무런 줄 모르고, "이애, 관순아! 너 지금 그게 무슨말이냐?" "아이고, 오라버니! 안의장터 행렬시에 왜놈의 총을 맞고 양친이 다 돌아가셨소". 관옥이 이 말 듣고, 정신이 상망허고, 천지가 아득허여, "무엇이 어쩌?" 한 마디를 지르더니, 대번에 목이 콱 막혀 다시는 말도 못허고, 이만 으드득 으드득 가는구나.  

  

공판광경     

아니리: 때 각처에서 붙들려 들어온 여러 동지들의 모진 형벌과 공판이 분분헐 제, 관순이도 결국 공주 법원에서 7년 징역 언도가 내린 것을 여전히 불복허고 상고를 허였것다. 서류가 서울고등법원으로 넘게 되니, 관순의 일행은 서대문 미결 감옥에 수감된지라. 서울인즉 공부허든 곳이라. 이화학당이 눈앞에 벌어지고, 3월 1일에 탑동공원 앞에서 동지들이 끌려가든 일이며, 안의장터 일이 머리 속에 번갈아 지나가, 분함과 슬픔으로 잠을 이루지 못허고 그날 그날을 지낼 적으, 어느듯 받어논 공판날이 당도허여,

진양조: 법정으로 들어가니, 위엄이 늠름허고, 살기 등등헌디, 관복을 입은 일본 판검사는 층계 우에 가 높이 앉었으니 교만이 만면허고, 좌우편의 변호사는 변론을 허랴고 이만허고 앉었으니, 우리 동포 죄를 감소시키자는 이는 선인이 분명허고, 사면으로 모아드는 수많은 방청객은 겹겹이 느러앉어, 판결 언도를 볼 양으로 담담허게 앉었구나.  

 

법정항변     

아니리: 이 가운데 무언중 의분이 쌓여 있고, 이화학당 동무들도 많이 와서 앉었는디, 판사 차서를 분별하여 서류를 다시 고찰허고 서기는 붓을 들고 문답을 쓸 양으로 이만허고 앉었을 제, 재판장의 사실 심리가 끝난 연후, 검사 육법전서를 들고 관순에게 논고를 허는디, "피고는 치안유지위반법 36조에 의하여 7년 징역을 구형허노라" 말이 미처 끝나기 전에 관순이 벌떡 일어서며, 소리를 높여, "나는 당당헌 대한 사람이라, 너희들에게 법률을 받을 의무가 없으며, 너희가 나를 죄 줄 권리가 없노라." "저런 당돌헌 년! 네가 천황폐하의 법률을 무시허는구나!" "천황폐하? 너희들에게는 천황폐하지마는, 우리에게는 원수로다." "저런 천참만륙헐 년! 네까짓 것들이 독립이 다 무엇이냐? 모조리 옥에서 썩히리라."

엇모리: 관순이 분기 충천하여, "이놈 무엇이 어쩌? 우리 민족 빈 손으로 독립허자 허였거늘, 무슨 일로 총을 쏘고, 감금 수옥헌단 말이 네 입에서 나오느냐?" 앉었든 의자 번뜻 들어 위를 보고 냅다 칠 제, 의분이 충천허고, 법정은 뒤죽박죽 되어, 판검사 넋을 잃고, 좌우의 간수들은 어찌 헐 줄을 모른다. 모아 앉은 방청객은 의분이 북바쳐 무슨 말이 나올 듯, 입만 딸싹딸싹, 주먹만 벌벌 떤다.

 

옥중탄식     

아니리: 하마트면 여기서도 야단이 한 번 날 뻔허였것다. 판검사 모욕을 당허고 분이 나서, 관순은 그대로 7년 징역. 동범자는 2년, 3년을 구형허여 공주 감옥으로 보내고, 관순은 특별히 서대문 미결감옥에 보내게 되니, 강약이 부득헌 집행이라 어찌 법률과 규칙이 서랴, 여러 가지 형벌을 허되 여전히 불복허니, 팻장 우에 불량이라 기록허고, 언제든지 관순은 독방에 처헌지라, 일일은 추연히 일어앉어 창밖을 내다보니, 만리장공에 구름은 담담허고, 흐트러진 나라 근심에 원통허게 돌아가신 부모님의 설음과 어린 동생들을 생각허여, 시름 섞어 울음을 우는디,

진양조: "내 죄가 무슨 죄냐?" 부모불효허였는가? 곡곡투식허였든가? 음양작죄를 허였는가? 죄가 있고 이럴진댄 아무 여한이 없으려만, 나라 잃은 가련 민족 제 나라 찾자는 게 무슨 죄가 되어 감금수옥이 웬 일인가? 아이고, 원통허여라! 내가 이제 죽는 것은 원통헐 배 없지마는, 안의장터 영결허신 우리 부모 초상 장례를 어느 뉘가 모셨으며, 철 모르는 어린 동생들은 뉘 집에서 자랄끄나, 아이고, 어쩌리! 원통허고 분헌 사정을 어느 뉘게다 호소를 헐끄나."  

  

옥중투쟁과 순국     

아니리: 이렇듯이 설리 울다 분기가 북바쳐 옥문을 두다리며 독립만세를 외쳐노니, 그때에 독립투사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 판이라, 이 소리를 듣고 의분에 받혀 같이 합창으로 독립만세를 불렀것다. 감옥이 발끈 뒤집히어 간수들은 정신을 잃고 어찌헐 줄을 모르다가, 간신히 진압을 시킨 후에 선동자를 끌어낼 제,

중모리: 좌우에 일본 간수들은 관순을 끌어내고, 전옥 이하 간수장들은 일제히 느러앉어 추상같이 호령헌다. "어, 이년! 너는 일국에 백성 되어 대일본 국법을 무시허는구나?" "무엇이 어쩌? 미친 도적놈들 말 들어라. 당초에 너희놈들이 보호조약을 억제허고, 위협적 침략정책 우리나라를 짓밟아 빼앗고도, 무슨 면목에 낯을 들어 그런 말을 감히 허느냐? 나는 대한 사람으로 너희 법을 부인허노라." "허허, 그년 당돌허다. 네가 어찌 당초 근본을 알겠느냐? 너희 나라 당파 있어 보전헐 길이 없었기로, 우리 병력을 다하여서 일청 일로 전쟁험이 모다 너희를 위함이라." "오, 하하하, 더욱이 그 일로 말헐진댄 너희놈들 간흉허여, 일청일로 전쟁이 끝이 나면 독립시켜 준다 빙자허고, 우리나라를 짓밟아서 도적허자는 근본이니, 그는 더욱 흉칙허지야!" "무엇이 어쩌? 이년, 또 들어봐라! 보호조약이 체결됨도 너희 군신이 합의허여 보호를 부탁했고, 일한합병을 허잔 것도 너희 조정 만조백관들이 모다 합의허여 원한 배다." "허허, 뻔뻔허구나, 왜놈들아, 그것은 너희놈덜이 우리나라 역적들과 공모하여 노희 맘대로 허였기에, 우리 의사 안중근씨는 이등박문을 죽인 후에 여순감옥에서 원사 허시고, 이준 선생은 배를 갈러 만국회의 석상에 피를 뿌려, 세계만국이 경탄이요, 우리 동포 흘린 피는 도처마다 물을 들여, 천추 원한 맺힌 줄을 너희도 응당 알리로다. 간호 독사 네놈들이 포악무도를 일삼으니 아니 망허고는 안 되지야!" "그년 요망허다, 당장 말을 못하도록 때려라!" 때리고, 달고, 치고, 발로 차고, 밟고, 물을 퍼 씌워도 꼼짝달싹을 안허고, 더욱 정신이 씩씩허여지며, "웠다, 이 흉포헌 왜놈들아! 너희 나를 짝짝 찢어서 육장을 만들던지, 동동이 갈르던지 너희 마음대로 허려니와, 가슴 속에 일편단심은 갈라질 리 없으리라. 옛말에 이르기를 '적국지수는 아국지수요. 아국지수는 적국지수라.' 나를 너희가 죽이는 것은 너희놈들의 목적이요. 나는 이 자리에서 죽는 것이 나의 의무라 할 것이니, 당장에 목을 자르려무나." "에, 그년 천하에 독헌 년이로다." 화덕에 불을 활활 붙여, 쇠꼬치에다 불을 달궈 허벅지 살을 푹푹 찌르니 기름이 끓고 살이 타져도 꼼짝달싹을 안 허고, 여전히 포악을 허는구나. "에,그년 단번에 쳐죽여라!" 칼로 찌르고, 살을 점점이 흩어노니, 아깝구나 우리 처녀, 악형을 못 이기어 죽어가면서도 무엇이라 입만 딸싹딸싹, 춘추원한 품에 안고 아주 깜박 숨이 지는구나 피는 흘러 땅에 가득차고, 살은 점점이 흩어졌네. 장허구나, 순국 처녀. 몸은 육장이 되었으나, 의열만은 살아 있어, 깨끗한 그 영혼은 만리장공에 높이 떴네. 창천도 느끼난 듯, 일광도 빛이 없고, 날아가는 새짐생도 충혼을 슬퍼허여, 허공중천에 떠서 운다.  

   

끝맺음     

아니리: 이렇닷이 왜놈들은 우리 순국 처녀의 생목숨을 끊어놓고, 세계 여론을 두려허여 영구를 감추어 사실을 비밀히 헌지라. 이비밀을 학교측에서 미리 알고, 영구를 찾아다가, 여러 동지 피 끓는 감탄 아래, 이태원 공동 묘지에 고요히 안장을 허였구나.

엇중모리: 어화, 세상 벗님네들. 이팔청춘 어린 처녀 나라 위해 몸을 바쳐 순국 절사 허였단 말 고금천지 뉘 들었소? 반만년 역사 중으 아름다운 그 이름은 명전천추 그 아닌가? 예로부터 충의절은 이 나라 기둥이요, 간인배 탐욕자는 만세추명이 한심쿠나. 어화, 청춘 소년님네, 관순 처녀 본을 받어 나라 위해 일헙시다. 이 강산 이 땅 우에 만세영화 빛나기는, 여러 청년들의 책임인 줄 부디 명심허옵소서. 언재무궁이나, 고수 팔도 아플 것이요, 오정숙이 목도 아플 지경이니, 어질더질.